듣기에 힘씁시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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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본문 : 사무엘상 3:9-10(구약 412쪽)
설교제목 : 듣기에 힘씁시다.
9 엘리가 사무엘에게 이르되 가서 누웠다가
그가 너를 부르시거든 네가 말하기를
여호와여 말씀하옵소서
주의 종이 듣겠나이다 하라 하니
이에 사무엘이 가서 자기 처소에 누우니라
10 여호와께서 임하여 서서 전과 같이
사무엘아 사무엘아 부르시는지라
사무엘이 이르되 말씀하옵소서
주의 종이 듣겠나이다 하니
반갑습니다.
오늘도 은혜의 자리에 나오신 분들을 축복합니다.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한나라는 여인은 아이가 없는 것으로 괴로워하며 하나님께 기도합니다. 하나님은 한나의 기도를 외면치 않으셨고 그에게 사무엘이라는 귀한 아들을 주었습니다. 한나는 그것에 너무 감사한 마음에 사무엘을 당시 대제사장이었던 엘리에게 보내서 엘리의 곁에서 시종들게 합니다. 우리 식으로 말하면 불임이던 여성이 기적적으로 아이를 낳고 그 아이를 신학교에 보낸 것입니다.
그곳에서 사무엘은 놀라운 경험을 합니다. 하나님의 부르심을 듣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사무엘은 이를 알지 못하여 엘리가 자신을 부른다고 생각하여 엘리의 방으로 달려갑니다. 하지만 엘리는 사무엘을 부르지 않았습니다. 이 일이 세 번 반복되었을 때, 엘리는 비로소 이것이 하나님의 부르심임을 알아차립니다. 그리고 사무엘에게 이렇게 일러줍니다. ‘주의 종이 듣겠나이다’하라고 말입니다. 사무엘에게 같은 일이 반복되었을 때 엘리의 가르침에 따라 사무엘이 말합니다. ‘주의 종이 듣겠나이다.’ 이것이 오늘 우리가 읽은 성경구절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묘한 상황을 보게 되는 것입니다. 대제사장이었던 엘리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지 못합니다. 반면에 어린 사무엘은 하나님의 음성을 듣습니다. 이는 엘리와 사무엘의 영적인 상태의 대조를 보여줍니다. 다시 말해서 엘리는 영적으로 어두워져 있음을 보여줍니다. 반대로 사무엘은 영적으로 깨어 있음을 보여줍니다. 결국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것이 우리의 영적인 상태를 말해주는 것이기도 하고요. 또 달리 보자면 듣는 일이 중요함을 이야기해주기도 합니다.
실제로 성경은 듣는 일이 중요함을 알려주는 여러 이야기가 나옵니다. 하나님을 만나는 사람들 대부분은 듣는 일부터 시작했습니다. 아브라함의 경우를 떠올려 보십시오. 그는 본토 친척 아비의 집을 떠나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듣습니다. 또 모세는 불타는 떨기 나무에서 이스라엘 백성을 구하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듣습니다. 그 외에도 사사를 비롯한 여러 예언자들과 하나님의 택함을 받은 인물들은 하나님의 말씀을 듣습니다. 심지어 세상의 창조과정도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일이었습니다. ‘하나님이 말씀하시데, 그대로 되었더니’ 라는 구절로 창조의 과정이 소개되고 있으니 말입니다. 이처럼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일은 중요합니다.
저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생각해 봅니다. 듣는 일이 중요하고 그것이 영적인 것에 관계되어 있다면 우리가 경청하는 일이 참으로 중요하겠다고 말입니다. 실제로 경청의 중요성은 세상 가운데도 잘 알려진 이야기입니다. 저는 이런 것이 무척 신기하고 흥미롭습니다. 이 세상에서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일이 실은 성경의 이야기와 관계가 되어 있을 때 말입니다. 물론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것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긴 하지만요. 결국 듣는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은 성경 또한 말하는 것이고요. 세상 또한 그렇게 여기는 것입니다.
제가 최근에 듣는 것의 의미에 관해 좀 생각해보게 되는 일이 있었습니다. 3월 셋째 주일은 청년 주일로 지킵니다. 그날 오후 예배를 청년부에서 주관해서 예배를 준비하고 제가 설교를 하게 되는데요. 청년주일에 어떤 설교를 하면 좋을까를 고민하다가 청년에 관한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깨달았습니다. 내가 청년을 너무 모르고 있었다고 말입니다.
인상적인 이야기 중 하나가 이러했습니다. 1000원 밥상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2015년에 전남대를 시작으로 해서 서울대와 부산대를 이어 현재는 약 41개의 대학에서 시행하고 있는 것인데요. 대학교에서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1000원으로 아침식사 또는 저녁식사를 먹을 수 있게 한 것입니다. 정부와 학교가 보조해서 학생들은 1000원을 내고 식사를 할 수 있는 것이지요. 놀라운 것은 생각보다 많은 학생들이 이 1000원 밥상을 이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저는 2003년도에 대학에 입학을 했습니다. 제 기억에 학교에서 이른바 정식이라는 것을 사먹으려면 2000원 혹은 2500원을 내야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당시에 김밥천국과 같은 좀 저렴한 식당에서 밥을 한끼 먹으려면 대략 5000원에서 6000원 돈이었으니까 학교에서 밥을 먹으면 그 절반 가격에 먹을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학교밥이 싼 맛에는 먹지만 밖에 먹는 것보다 맛있다고 여겨지지 않아서 보통은 밖에서 5000원 6000원짜리 밥을 사먹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당시에 저도 넉넉한 편은 아니었지만, 밥 한끼 먹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진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후에 대학생들은 1000원 밥상을 먹고 있습니다. 물론 정부랑 대학이 보조하기 때문에 실제로 1000원 이상의 밥상이지만요. 그래도 저는 설마 밥 한끼 먹는 것이 어려운 대학생들이나 청년들이 있을까 했는데, 그런 청년들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제가 책에서 본 것이라 잘 믿기지도 않고 해서 저랑 10년 차이가 나는 전도사님에게 물었습니다. 실제로 대학교때 밥 먹는 것에 어려울 겪는 분들이 있었냐고요. 그랬더니 놀랍게도 정말 그런 분들이 주변에 있었다고 했습니다.
굉장히 뜻밖이었습니다. 우리가 농담삼아서 요즘 세상에 밥 못 먹는 사람이 어딧냐고 얘기하곤 했는데, 어떤 청년 또는 대학생 중에서는 그런 친구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지방과 서울의 차이가 좀 있고 밥을 못 먹는 이유가 경제적인 문제이기도 하지만 시간이 없는 이유도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어찌됐던 밥을 제대로 먹는 것이 어려운 청년들이 요즘 세상에도 분명이 있다는 것이 제게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만큼 저는 청년들을 잘 모르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외에도 청년들이 취업준비로 아르바이트하면서 격는 고충부터 시작해서 그러한 삶의 문제들이 청년들의 삶을 얼마나 괴롭게 하는지 책을 통해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놀랍게도 그러면서 청년들이 오히려 보호받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놓인 경우가 더 많다고 했습니다. 보통 사람들의 생각에 사지육신 멀쩡하고 돌도 씹어먹을 나이의 청년에게 왜 도움이 필요하냐는 생각이 많다보니 오히려 청년들은 편의점에서 식사를 때우고 건강이 나빠지는 경우가 허다하는 이야기를 접했습니다.
저는 올해 마흔이 되었습니다. 이제 청년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나이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래서 나름 청년기를 지나왔기에 청년에 관해 어느 정도 안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도 대학생활 했고 대학원도 다녔고 군대도 갔다오고 직장생활은 안 해 봤지만 아르바이트도 좀 해보고 나름 자취며 고시원이며 등등 어려운 시절을 경험했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러한 생각이 착각을 불러 일으켜서 오늘 청년들의 모습을 제대로 보지도 듣지도 못하였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저는 듣는다는 것은 내가 안다는 착각을 벗어나는 일임을 깨닫게 됩니다. 내가 안다고 생각할 때, 듣기보다 평가하게 되고 가르치려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듣지 않으면 사실 알 수 없고 안다는 잘못된 생각을 가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듣기 위해서는 겸손히 모른다는 것에서 출발할 필요가 있음을 깨닫습니다. 어쩌면 성경에서 듣는 것이 중요한 것으로 강조되고 있는 것이 또한 이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무슨 말이냐면 이렇습니다. 우리는 감히 하나님을 다 알 수 없습니다. 성경을 좀 읽고 신앙생활을 좀 했다고 해서 하나님을 안다고 자신감 있게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어리석은 사람입니다. 아니 전혀 하나님을 모르는 사람일지도 모릅니다. 하나님은 결코 인간의 짧은 지식과 생각으로 판단되고 다 이해되어지는 분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하나님을 향한 우리의 기본적인 자세는 듣는 것입니다. 그리고 진정한 신앙인은 자신이 모른다는 것을 알기에 듣게 될 것입니다.
앞서 엘리와 사무엘의 이야기를 통해 듣는 것의 중요성을 말했는데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서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마음을 생각해보면 듣는 일이 또한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됩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만드신 분이고 온 우주의 창조주이십니다. 그 분의 말씀은 진리이고 그 분의 말씀이 우리를 온전한 길로 좋은 삶으로 이끄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사랑하셔서 우리에게 그것을 말씀해주고자 하실 것입니다. 그러니 그분의 말씀을 듣는 일이 사실 무엇보다 우리에게 중요하고 꼭 필요한 일이 되는 것입니다.
저는 우리가 하나님이 이와 같은 마음을 헤아릴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가 나의 작은 경험과 지식에 의지하지 말고 진리이신 하나님의 말씀에 의지하여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하여 오늘 주님의 말씀을 들으십시오. 그분께서 우리를 향해 들려주시는 말씀을 쫓아서 우리가 오늘도 그 길에서 벗어나기 않고 온전히 걸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왜냐하면 그것이 우리의 삶에서 가장 좋은 것이 되기 때문입니다. 바라건데, 오늘 우리가 주의 말씀을 듣기에 힘쓸 수 있기를 간절히 간절히 축원합니다.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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